영화창고2009/04/28 18:17

처음 개미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접했을 때, 그리고 휘트니 휴스턴과 머라이어 캐리가 듀엣으로 주제곡을 불렀다는 사실 만으로도 화제가 되었던 이집트의 왕자까지도 난 드림웍스의 애니매이션은 신뢰하지 않았다. 캐릭터의 힘이나 중간중간 관객의 허를 찌르는 코믹이 잘 어우러진 잘 짜여진 시나리오를 가졌던 디즈니의 것에 비하면 캐릭터도 이야기도 그다지 흥미롭게 생각되지 않았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나의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에 대한 불신을 한 방에 그것도 대박으로 깨줬던 작품이 슈렉이었다. 캐릭터의 창조성도 훌륭했지만, 무엇보다 살짝 디즈니를 비꼬는 듯한 풍자성에 난 제대로 한 방 맞았다. 하여, 그간 충성을 다했던 디즈니의 것이 기존 작품의 틀을 깨지 못하고 반복적 답습을 하는 사이 난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을 기다리는 팬의 입장으로 돌변하게 되었다.

하여, 몬스터 대 에이리언의 제작소식을 들었을 때 난 개봉 즉시 볼 것을 스스로에게 명했으며, 지구를 침공한 에이리언으로 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해 몬스터가 출동한다는 시놉시스 또한 마음에 들었기에 개봉 첫 주였던 지난 주말 주저없이 티켓팅을.
헌데.... 재미가 없다고 할 영화는 확실히 아니지만, 기대가 높아서였던 탓일게다. 계속 뭔가 빵하고 터질만한 것을 기다렸으나 그런게 없다. 캐릭터의 창조성과 세밀함에 대해서는 매우 정성을 다했다는 느낌이지만, 기대했던 대박유머나 살짝 비틀어주는 패러디적 위트는 발견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이 영화를 3D로 봤다면...? 하는 하릴없는 가정을 자꾸 하게 된다.

어쩌면 드림웍스가 눈높이를 더 아이들에게 맞춘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야기의 짜임새보다는 어쩐지 캐릭터 사업을 염두에 둔 캐릭터의 짜임새에 더 신경을 쓰지 않았나 하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렇다고 이 영화를 폄하하자는 의도는 아니다. 충분히 흥행성을 장착한 유쾌한 영화임에 분명하다. 다만 개인적인 오판일지는 모르겠으나 권선징악의 단선화된 식상한 이미지에 갇혀버린 디즈니와의 차별성을 무기로 성장해온 드림웍스가 이번 작품에서 어딘지 디즈니와의 동질성을 획득한 것 처럼 느껴진 것에 대한 아쉬움일 것이다.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9/04/26 00:32

십년이 지나도록 내가 아직 질리지 않는 목소리가 있다. 그것은 바로 Toni Braxton.
어쩌면 사회와는 단절된 군에서 처음 그 목소리를 접했기에 애정이 더 심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처음 들었을 때 얼핏 휘트니 휴스턴이 생각나던 목소리였다. 그래서인지 미국에서도 데뷔시절에는 Post Whitney로 종종 소개되곤 했나보다.
헌데, Toni의 목소리에는 뭔가 모를 깊이가 느껴졌었다. 어쩌면 당시 R&B 가수라면 머라이어나 휘트니와 같이 응당 가지고 있어야 할 하이톤이 절제된, 중저음의 보이스가 가져다 준 느낌이었을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그녀의 데뷔앨범을 듣고 있으면 기교이전에 곡 하나하나마다 자기감정을 이입하여 소화하는 모습이 돋보였다고 할까?

그렇게 나를 매료시켰던 Toni의 데뷔앨범을 처음 접한 건, 언급했듯이 군대에서였다. 인사 행정을 담당했고 대도시에서 군복무를 한 덕에 혼자 외근을 다닐 때면 어느정도 눈감아 줄 수 있을 범위에서 서점이나 레코드 가게를 들리는 것이 작은 즐거움이었었다. 하여, 어느 날 레코드 가게에 들러 그 동안 내가 못 봤던 음반들을 이리저리 뒤적이는 사이로 보였던 것이 바로 Toni의 데뷔앨범이자 self-title이였던 'Toni Braxton'이였다.
당시, Toni Braxton이라는 이름을 모르고 있었던 나는 뚫어지듯 응시하던 눈빛에 끌려 그녀의 데뷔앨범을 덥썩 집었다. 어쩐지 그 눈빛에서 덤빌테면 다 덤벼보라는 그녀의 묘한 자신감에 홀렸다고 할까.

사실 이 앨범은 Toni의 맛깔스런 보컬외에 Babyface라는 걸출한 작곡자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앨범일지도 모르겠다. 자매들과 The Braxtons라는 그룹활동을 하던 Toni를 발굴했던게 그였으며, 그녀의 데뷔앨범을 프로듀싱한 그의 감각이 이 앨범을 -최소한 나에게는-90년대를 대표할 수 있을 R&B앨범의 하나로 탄생시키지 않았나 싶다.

이 앨범은 전체적인 구성적 기승전결에서 특히 튀는 곳은 없다. 어찌 보면 전곡이 모두 비슷한 고저의 리듬을 탄다고 느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역으로 그리하여 오랜 세월 반복하여 들어도 질림이 없는 듯 하다. 그렇다고 해서 처음 들었을 때 매료되는 맛이 없는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남녀간 이별의 정서가 깔려 있기는 하지만 데뷔 시 가장 정점에 올라 있다고 생각되는 Toni의 힘찬 보컬은 확실히 귀에 바로 감기는 맛이 있다. 특히, 이 앨범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는 Breath Again의 곡 말미의 깊은 한숨을 듣고 있자면, 그녀가 이 앨범을 위해 얼마나 혼신을 다 했는지 느껴질 법도 하다.

그녀의 대표곡인 UnBreak my Heart가 수록된 2집의 대성공 후 개인파산, 그리고 과거의 명성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프로모션의 부재로 점점 쇠락기를 걷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번에 아틀란틱 레코드와 새로운 계약을 맺고 올해 새 음반을 준비하고 있으며, 비록 나이가 들면서 그녀의 목소리에서 강한 비트감은 빠졌을지언정 연륜이 묻어나는 깊은 감성이 더해진 목소리는 아직 노쇠하지 않은 만큼 다시 도약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첨부하는 곡은 싱글로 발매되지 않았으며 그다지 유명한 곡은 아니지만, 이 앨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Best Friend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yup!e
오늘은...2009/04/22 23:54


오전에 졸립기도 하고, 창으로 떨어지는 볕이 너무 좋아보여 사무실에서 잠시 나갔었다. 생각보다 바람이 차긴 했으나 고개를 젖히니 눈에 가득차는 파랗게 질린 하늘은 내 마음을 제대로 흔들어 놓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던.

그렇지만 예상했듯 어쩔 수 없이 옥죄는 현실의 쳇바퀴에, 같이 쉬러 나온 친구녀석과 뻔한 신세한탄만을 하자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욕구의 게이지는 되려 한계를 넘어서버렸다.

그렇다고 내일 출근을 배반할 수 있을 배포가 내게는 없기에 과거에 여행을 다니며 찍었던 사진을 들춰보며 내 스스로에게 소극적인 위로를 해줄 수 밖에.

말 그대로 꽃피는 춘삼월에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자유는, 진정 직장인에게는 허락되지 못할 사치란 말인가? -_-a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Posted by yup!e
TAG 여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