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에 졸립기도 하고, 창으로 떨어지는 볕이 너무 좋아보여 사무실에서 잠시 나갔었다. 생각보다 바람이 차긴 했으나 고개를 젖히니 눈에 가득차는 파랗게 질린 하늘은 내 마음을 제대로 흔들어 놓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었던.
그렇지만 예상했듯 어쩔 수 없이 옥죄는 현실의 쳇바퀴에, 같이 쉬러 나온 친구녀석과 뻔한 신세한탄만을 하자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욕구의 게이지는 되려 한계를 넘어서버렸다.
그렇다고 내일 출근을 배반할 수 있을 배포가 내게는 없기에 과거에 여행을 다니며 찍었던 사진을 들춰보며 내 스스로에게 소극적인 위로를 해줄 수 밖에.
말 그대로 꽃피는 춘삼월에 여행을 다닐 수 있는 자유는, 진정 직장인에게는 허락되지 못할 사치란 말인가? -_-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