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창고2006. 12. 30.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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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enage Fanclub.

우리나라에서 락에 별 관심이 없는 사람일지라도 Nirvana는 알 것이다. 그러나, Teenage Fanclub 이 Nirvana 반 만큼의 인지도라도 가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Nirvana의 음악을 좋아하고 그들의 음악적 가치에 엄지손가락을 세우지만, 커트 코베인의 사망이 그들과 함께 동시대를 엮어온 다른 얼터너티브 락밴드들에 비해 한 뼘만큼 더 키를 높게 해주는 거름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보다.

뭔가 철학적인 느낌을 주기까지 하는 Nirvana에 비해 이들은 밴드이름에서 그 기력이 밀리는 느낌이다. Teenage Fanclub. 어찌 보면 가벼운 소다팝 그룹으로 오해를 할 수도 있을 법한 이름이지만, 한때는 이들이 Nirvana와 어깨를 나란히, 혹은 그들보다 더 크게 시대의사조를 이끌어갈 밴드로 점쳐지던 시기도 있었다. 물론 인지도가 높아야만 훌륭한 밴드는 아니겠지만, 왠지 좋은 음악이 묻혀지는 느낌은 확실한 아쉬움이다.

이렇게 말하면서도 내가 이들의 앨범을 처음 구매하게 된 동기는 그들의 음악적 힘이 아니라, 앨범쟈켓의 달러주머니 영향이 더 컸었다. 돈이란 좋은 것 아닌가. -_-;
선택의 동기야 어찌됐건, 검소하면서 강한 기타 사운드 속에서 흐르는 내츄럴한 보컬은 묘한 서정미를 느끼게 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보컬에서 Belle and Sebastian의 건조한듯 소박한 음색이 오버랩 되곤 한다. 그리고 이 둘은 모두 스코틀랜드 출신이기에 이와 같은 보컬의 특성을 스코틀랜드의 특징이라고 유추해버리는 것은 나의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일까?

Bandwagonesque는 이들의 두번째 앨범이지만 실질적인 메이저 데뷔앨범으로 볼 수 있다. 총 12개 트랙이 45분이 안되는 시간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어느 곡 하나 지루한 것이 없으니 모던 락을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놓쳐서는 안될 앨범일 것이다.


Teenage Fanclub...The Concept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2. 17.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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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설원을 배경으로 서 있는 Duke Jordan 탓인지 눈이 올때면 난 꼭 이 음반을 듣게 되곤 한다.
1월에 현재 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오픈을 하는 관계로 토요일임에도 늦은 귀가를 하는 길에 기분 좋게 눈이 내리길래 머리 좀 식힐 겸 걸었으나 약만 올리고 금새 그치기에 '에이~'하는 마음으로 집에 와서 샤워를 하고 막 나오니 세상이 온통 하얗게 변해 있었다.
펑펑 내리는 눈. 하여, 파블로프의 조건반사에 충실하여 어김없이 난 이 앨범을 듣고 있다.

Duke Jordan.
한때 택시운전기사까지 했었던 그는 재즈의 메카인 뉴욕을 떠나 덴마크로 근거지를 옮기게 된다. 그리하여 탄생된 앨범이 제목도 솔직한 그의 뒤늦은 명작, Flight To Denmark이다.

사실 듀크 조단의 서정적인 피아노 연주를 듣고 있자면 뉴욕에서의 찰리 파커 5중주 시절, 그가 버드(찰리 파커)의 현람함과는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실제로 버드의 박자를 놓쳐 밴드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고 들었지만, 그렇다고 그가 실력이 없는 연주자는 아니였었다. 다만 재즈의 하락기와 때를 같이 하여 이혼 등 여러가지로 꼬인 그의 인생이 그를 거의 10년간 음악과는 거리를 두게 했고 생계를 위해 핸들을 잡던 그의 손가락 마디마디가 건반을 완전히 잊은 것은 아니었기에 재기를 위한 노력을 했었고, 덴마크의  재즈팬들의 초청에 응한 것이 그의 인생을 화려하게 재탄생시켰다.
이 앨범은 그의 최대 성공작이자 대표작으로 재즈라면 뭔가 어렵게 느껴지는 일반인도 편안하게 귀를 맡길 수 있도록 차분하지만 지겹지 않게 리듬을 변주하고 있다. 특히 피아노곡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앨범은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라고 감히 자신한다.

그리고, 겨울을 좀 더 깨끗하고 낭만적으로 즐기고 싶다면 이 앨범은 놓쳐서는 안될 존재일 것이다.


Duke Jordan...No Problem

위에 언급되었습니다만, 곧 제가 하는 일이 오픈을 합니다.
문제없이 잘 되었으면 좋겠군요 ^^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2. 3. 21:09

오늘, 교보 핫트랙스에 들렀습죠. 세일이란 매력적인 유혹 아니겠습니까.
그저 그동안 못 샀던 락 수입음반이나 살까하고 갔었습니다만, 예기치 않던 큰 선물을 발견했습니다.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1. 26. 01:02

90년대 이후의 힙합팬에게는 Puff Daddy의 I'll Be Missing You로 더 익숙할지 모르겠지만, 80년대를 호흡했던 사람들이라면 퍼프가 Every Breath You Take를 샘플링 했음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Every Breath You Take는 80년대를 제대로 관통했던 곡이었다.
이 곡이 바로 The Poice의 마지막 앨범이였던 Synchronicity에 수록된 곡으로 스팅이 The Police 시절을 화려하게 마감할 수 있었던 곡이지 않았을까 싶다.

Every Breath You Take.
중학교 1학년 때던가? 라디오에서 듣곤 멜로디가 좋아 그저 좋아했던 이 노래가 내게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이 곡의 광풍이 불었던 83년을 기점으로 십년을 훌쩍 뛰어넘은 뒤였다. 그러고보면, 내게 음악은 사연과 엮일 때 제대로 그 모든 숨결이 스며들지 않나 싶기도하다.
어찌됐건 깔끔한 8비트의 전개가 돋보이는 이 곡으로 The Police는 그 이유야 어찌됐건 그야말로 정상에서 물러날 수 있는 호기를 얻을 수 있지 않았을까?

Synchronicity는 계속 언급된 -이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속에선 연가에 속할 수 있는- Every Breath You Take를 제외하면 때로는 거칠게, 혹은 씨니컬하게 다가온다. 어쩌면 그 이유가 융의 동시성이론(Synchronicity)에서 앨범 타이틀을 차용한 탓은 아닐까하는 혼자만의 상상을 해보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하는 것은 이 앨범이 80년대 록을 이야기함에 있어 빼서는 안 될 존재라는 것이지 않을까...

글과 함께 올리는 곡은 가급적 Every Breath You Take를 피하고 싶었지만, 오늘 이 단정한 8비트가 다시 땡기니 어찌하랴. ^^;




The Police...Every Breath You Take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1. 12. 02:47

낯선 사람들.
프로젝트 그룹이였던 그들의 이름처럼 그들의 앨범은 아는 사람들에게는 낯익고 소장하고 싶은 앨범이련만, 대중적으로 그들은 역시 낯선 이름일지도 모르겠다.
허나, 이들의 1집 앨범에 참여한 이름들은 이제는 전혀 낯설지 않은 이름들. 이소라, 김광민, 남궁연, 이정식, 김현철...

個人史에 있어 상징성이 있던 음악이기에 이들의 앨범이 나온지 10년이 넘은 지금도 놓치지 못하는 면이 있기는 하지만, 사적인 감정을 배제하더라도 이 앨범은 충분히 세월을 뛰어 넘어 사랑을 받을 가치가 있다.
이런 재즈보컬 그룹 하나 정도는 계속 명맥을 이어주기를 바랬지만, 기대가 바라는대로 실현된다면 그것이 바로 유토피아이겠지. 또 그러했다면, 이소라의 독집앨범들은 맛 보지 못했을지도 모르니 하나를 잃고 하나를 얻은 것인가?
여하튼, 기억에 고찬용이 대학 포크동아리 멤버들을 결집하여 만든 그룹으로 알고 있는 이들의 풍부하고 음색 깊은 보컬도 놀랍지만, 곡을 대부분 만들어낸 고찬용의 능력이 무엇보다 놀라우면서도 부럽다. 작곡이 안된다면 작사라도 해보고 싶은 나로선 더더욱.
듣기에는 고찬용이 곧 솔로 1집 앨범을 들고 나오는 듯 하던데, 낯선사람들에서 받았던 그런 느낌. 음악이 무대위에서 연주되고 나는 객석에서 감상하는 그런 별리성이 아닌, 마치 바로 내 옆에서 재잘되며 일상을 말해주던 것 같은 그런 느낌을 다시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그리고, 사실 음악못지 않게 마음에 들었던 것은 앨범의 동화스러운 표지와 문구였다. 왜인지는 지금도 여전히 그 이유에 대한 논리성을 찾을 수는 없지만...

'나의 몽상속 어느 고대의 사막에는 빛의 모자를 쓴 고래가 있었다. 고래가 노래를 부르면 내 머리카락엔 햇빛이 가득 묻어났다.'




낯선사람들...비닐우산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1. 8. 03:05


가을을 훌쩍 뛰어넘어 찾아온 듯한 겨울같은 바람에 문득 Ella Fitzgerald의 캐롤이 생각났다면, 지나치게 앞서가는 것일까?
그래도 8월과 크리스마스를 짝지어 놓은 허진호 감독에 비하면 양반아닌가 -.ㅡa

엘라의 목소리에는 따스함이 있어 좋다.
빌리 할리데이의 목소리에 그 삶의 굴곡만큼 끈적한 슬픔이 있었다면, 엘라의 것에는 우아한 따스함이 느껴진다고 할까?
어찌됐건, 소슬한 바람에 따스함이 그리워 집에 오자마자 히터를 켰으나 5년이상을 묵힌 오피스텔의 히터가 뿜어내는 쾌쾌한 따뜻함은 매캐한 기침만을 뱉게 할뿐인지라 그야말로 동화책 속의 삽화에서나 볼법한 깨끗한 따스함에는 엘라의 목소리만한 것도 없기에 늦은 귀가에도 굴하지 않고 흘러가는 엘라의 케롤을 쬐고있다.

>>>>>>>
글을 쓰는 중, 급작스러운 친구의 방문.
오늘 엘라의 선택은 어쩌면 탁월했는지도 모르겠다.
친구와의 대화끝의 미적함에서 오는 우울끼에도 엘라만한 치유제는 없을 듯 하다...




Ella Fitzgerald...Sleigh Ride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0. 28. 14:02

오오~ 조지벤슨의 기타와 알 제로의 목소리가 만난건가요.
오랜만에 아마존에 들러보니, 두 사람의 앨범이 나왔군요.
미국에서 10월 24일에 출시된 것을 보니, 우리나라에 들어오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듯 합니다.
듣고 싶은 마음은 굴뚝이지만, 아마존에서 지르지 말고 기다려 볼랍니다. 아무래도 배송비의 압박이 --;

아마존에서 샘플 곡들을 들어보니, 알 제로가 조지벤슨 곡을 노래하고, 조지벤슨이 알 제로의 것을 연주하는 식의 주고받기와 Every Time You Go Away같은 유명곡을 이들의 감각으로 재해석하고 있는 듯 하군요. 이 앨범... 퍽 쓸만할 듯 합니다. ^^
어서 우리나라 음반매장에도 이 앨범이 입고되었으면 좋겠군요. 안 그러면 견디지 못하고 결국 또 아마존을 경유할지도;;;


Posted by yup!e
음악창고2006. 10. 16. 00:19

딱 꼬집어 말을 하기는 어렵지만, 요즘의 신해철은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결국 그 자신도 어쩔 수 없이 틀 안에 갇혀 맴돌고 있는 것 같고. 다만 그 맴도는 궤도가 보통사람의 그것과는 다른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러나, 정글스토리에서의 그에게서는 마음에 안 드는 구석을 발견하기란 여간 어려운... 아니, 지나친 흡족함에 이후의 신해철 앨범에서는 더 이상 이런 감동은 없을 것이라는 불안함마저 주었었다.

일관되게 흐르는 이지적인 감성은 앨범의 각 곡들이 단절되지 않고 마치 하나의 이야기를 들려주듯 귀를 관통하고 있었으며, 리듬을 꿰어주는 가사는 졸업후의 진로 등 현실적인 문제에 대한 부침으로 마감할 수 있었던 내 대학시절의 낭만을 소구할 수 있었던 매개이기도 했다.

아직 대중의 각인을 얻지 못했던 윤도현이 출연했던 영화는 개봉했던 96년에 마저 잊혀지는 씁쓸함을 맛 봤지만, 동명 영화의 O.S.T. 였던 이 앨범은 세대를 이어 기억될 수 있을, 우리나라 음반사에 주요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을, 쓸만한 작품이지 않을까 한다.

Posted by yu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