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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9 Once 1
  2. 2007.08.07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3
  3. 2007.07.15 Transformers 2
  4. 2007.06.03 Pirates Of The Caribbean: At World's End
  5. 2007.05.31 소피 두번째 감독 작품 - La disparue de Deauville
  6. 2007.05.27 밀양
  7. 2007.05.21 NEXT
  8. 2007.04.08 우아한 세계
  9. 2007.03.05 DreamGirls
  10. 2007.01.28 허니와 클로버 4
영화창고2007. 11. 19.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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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 영화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을 하는 것은, 그녀가 그가 건네준 피아노를 치며 창밖을 정점으로 엺은 미소와 함께 fadeoff 되는 여운을 잘라먹는 행위이다.

그와 그녀는 음악으로 서로 연결되고 의지하고 있으며, 영화 또한 그러하다. 하여 육체적으로 서로를 원하고 있음에도 그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며, 그러하였기에 음악은 이야기 속에 묻히지 않고 뚜렷한 여운을 남기며 살아남을 수 있었다.

하여, 이 영화의 주인공은 그도 그녀도 그와 그녀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도 아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바로 음악이기에 밋밋하게 느껴질 수 있는 이야기는 지루함을 안겨주는 것이 아니라 음악을 잘 살려주는 훌륭한 배경이요, 음악과 잘 어우러져 깊고 긴 여운을 창조하고 있다.

쓸데 없이 말이 길어지려 한다. 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로선 큰 실례일지도 모르겠다. 더 이상의 말은 각설하고 음악으로 그리고 가슴으로 이 영화를 느꼈으면 한다.

♪ Falling Slowly...Glen Hansard & Marketa Irglova

♪ If You Want Me...Marketa Irglova & Glen Hans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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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8. 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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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봄날은 간다에서 상우(유지태)는 말했다. 하여, 상우에게 이 영화가 봄날은 간다 이후에 나온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이 영화는 사랑이 변함을 말해주고 있다. 그것도 어떤 클라이막스도 없이 담백하게 말이다.

DVD를 구매하고도 한참이 지나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몇 장의 스틸 컷을 통해 장애인의 사랑을 다룬 그냥 그런 영화가 아닐까 했다.
물론 이 영화의 여주인공인 조제는 장애인이다. 그러나 조제를 돌보는 할머니는 말한다. 뇌성마비라고 말하는 의사도 있고, 아니라고 하는 의사도 있다고. 이 대사를 통해 감독은 장애인이라는 장치는 이 영화에 있어 중요하지 않으며, 조제와 츠네오의 사랑 역시 장애를 뛰어넘은 사랑이 주제가 아님을 말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이 영화는 별 다른 이유없이 그저 사랑을 하게 되는 남녀의 일상을 그리고 있으며, 그리고 그 사랑은 드라마틱한 사건때문이 아니라 일상의 사소한 지리함들이 모여 변하고 그 틈이 벌어질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늘 사람들을 피해 담요를 머리까지 뒤집어 쓰고 유모차에 숨어 새벽 산책을 할머니와 하곤 했던 조제의 우연한 츠네오와의 만남. 그리고 그들은 서로 호감을 갖게 되고, 끊어질뻔한 인연의 끈은 할머니의 죽음을 계기로 한 집에서 사랑을 하게 된다. 하여, 츠네오는 조제를 집에 인사를 드릴 생각을 하게 되어 길을 떠나지만, 여행의 중간 동생과의 통화에서 '지쳤냐'는 동생의 한마디는 츠네오가 차마 인정하기 싫었던 사실을 드러내게 하고 만다.
그는 어느 순간 이미 조제의 유모차를 수리하지 않게 되었고, 터널 불빛을 신기해하며 재잘이는 조제를 귀찮게 느꼈던 것이다. 조제는 이런 그에게 어떤 타박도 하지 않는다. 휴게소에서 츠네오의 집까지 140km가 남았음을 알려주는 네비게이션을 스스로 꺼버리고 바다로 목적지를 변경하자고 한다. 그렇게 그들은 바다로 갔고 여관에서의 섹스 이후 조제는 잠이 들어가는 츠네오에게 그녀는 이미 이별을 준비하고 있음을 조용히 독백한다.

그녀는 칠흑같이 어두운 해저에서 왔지만, 그렇게 외로운 건 아니었다고, 처음부터 혼자였기 때문에. 그리고 츠네오가 사라지고 나면 조개처럼 해저에서 데굴데굴 굴러다닐 것이라고, 그래도 괜찮을 것이라고.

바다에서 돌아온 이후 그들은 몇 달을 같이 더 살았고, 그리고 어떤 싸움도 없이 조용히 헤어졌다. 츠네오의 사랑은 변했기 때문에. 그리고 조제 자신도 변했기 때문에.
영화의 엔딩에서 조제는 츠네오를 처음 보던 때처럼 의자에 올라앉아 싱크대 앞에서 요리를 하고, '쿵'하고 의자에서 떨어지듯 내려오지만, 누군가가 밀어주던 유모차를 타던 조제는 혼자 전동 휠체어를 타고 있다. 조개처럼 혼자 데굴데굴 구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츠네오는 조제와의 헤어짐에 절규하지만 그의 독백은 명백하다.
헤어져도 친구로 남는 여자도 있지만, 조제는 아니다. 조제를 다시 만날 일은 없을 것이다.
츠네오의 사랑은 변했기 때문에, 그들의 이별의 원인은 츠네오 스스로 도망친 것이기에.

하여, 봄날은 간다의 상우는 이 영화를 진작에 봤었더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더라면, 그에게 등을 돌린 은수(이영애)의 뒷모습을 그렇게 오래 바라보고 있을 필요가 없었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조제처럼 사강의 소설을 미리 읽기라도 했다면.
조제는 츠네오와 사랑을 시작하기 전 사강의 소설을 한 구절 읽는다. 앞으로의 모든 일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처럼.
언젠가는 그를 사랑하지 않는 날이 올거야.
베르나르는 조용히 말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겠지.
우린 또 다시 고독해지고, 모든게 다 그래.
그냥 흘러간 1년의 세월이 있을 뿐이지.

사랑은 변한다. 그리고 우리 자신도 변한다. 인정하든 하지 않든, 그것이 우리의 일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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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7. 1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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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리웃의 힘이 느껴지는 영화.
영화의 스토리는 단선적이기 짝이 없다. 지나치게 단선적이어서 내용만 본다면 초등학교 저학년생에게 어울릴 만화에 딱이다. 그러나 어렸을 때 삼단 변신 로봇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며, 이 놈이 진짜 거대 로봇으로 변신했으면 좋겠다는 꼬맹이의 꿈이 스크린에서 실현되는 것을 보는 쾌감앞에 헐리웃이 드림 팩토리라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워진다.

이 영화는 마치 터미네이터 등 그 간의 헐리웃 SF 영화들을 모아 극도의 단순화를 통해 탄생시킨 종합선물 세트와도 같은 느낌이다. 하여, 이 영화에 대한 접근은 영화적 판단보다는 상품으로서 다가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이 영화는 마이클 베이의 것이 아니던가. 이유야 어찌됐건 즐거웠으면 그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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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6. 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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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이 즐겁다. 2시간 30분여동안 디즈니 놀이동산에 놀러온 느낌이다. 만원이 안되는 돈으로 디즈니 워터월드를 만끽하고 왔으니 이정도면 고효율 투자이다.
  • 역시 조니 뎁이 아닌 잭 스패로우를 상상할 수 있을까?
  • 생각보다 많지 않은 출연이였지만, 여전히 헐리웃에서 건재한 주윤발씨를 보는 것은 즐거움이다.
  • 완결작이라고 하더니, 제리 브룩하이머씨는 4편을 포기하지는 않은 것 같다.
  • 영화의 숨겨진 엔딩. 영화 크레딧에 인색한 우리나라 관객들에겐 기다림의 고문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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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5. 31.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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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마르소의 두 번째 감독 작품입니다.
하이랜더로 유명했던 크리스토퍼 램버트와 함께 주연도 겸했군요. 내용은 자세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스릴러 성격이 있는 듯 합니다.
프랑스 박스 오피스에서 6위로 데뷔했더군요. 캐러비안 해적, 스파이더맨과 함께 경쟁한 것을 감안하면 그리 나쁜 성적은 아닌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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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우리나라에서도 개봉할 수 있을까요?


&, 소피 마르소 영화소식 더.
  • 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여자 레지스탕스의 이야기를 다루는 영화에 출연한다고 하는군요.
  • 예전부터 나오던 얘기입니다만, 라붐 3는 여전히 검토 중에 있나봅니다. 무산된 것은 아니니 과연 어떤 얘기가 만들어질지 기대해봐야 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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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5. 2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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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뭐라고 말하면 좋을까? 이창동 감독의 영화이기에 호흡하기 쉬운 영화는 아닐 것이라 막연한 짐작은 하고 있었으나, 뭔가 모를 답답함으로 지켜봐야 했다. 그건 전도연이 아닌 남편을 잃은 아내로서, 아들을 잃은 어머니로서, 그리고 자신을 잃어가는 여인으로서 스크린에 옮겨진 이신애의 삶의 연속된 편린들 때문이었다.
영화 속의 전도연은 확실히 연기를 잘했다. 헌데, -칸 영화제에서의 주연상 수상이 유력하다는 오늘의 보도를 폄하하고자 하는 심보는 아니지만- 내게는 왠지 정확하게 계산된 연기로 느껴지는 것은 괜한 심술일까? 그러나, 전도연의 연기가 설혹 철저히 계산되었다하더라도 전도연이 아니면 누가 이신애를 스크린으로 끌어낼 수 있었을지에 대해서는 나 역시 의문이 없다.

이 영화는 삶의 고통속에서 密陽(비밀스런 볕)과도 같은 은밀한 삶의 희망으로, -뿌리없는 이사이건 무모해보이는 절대자로의 귀의이건 믿음에 대한 배신감으로 표출되는 절대자와의 대립이건 이신애의 희망은 은밀히 이어지고 있다- 生을 견디어 내는 한 여성의 이야기이고, 자살을 시도했던 그 여성의 희망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닌지 이신애의 집뜰을 비추는 볕으로 영화는 조용한 종말을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는 삶의 고통과 그것을 이겨내는 희망도 역시 한 개인의 자아안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해주는 듯 하다. 그렇기에 우리는 모두 스스로와 은밀한 거래를 하면서 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영화를 봤고 영화에 대해 되새김을 하고 있지만, 난 아직도 이 영화에 대해 정확히 어떤 얘기를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마치 내 인생을 뭐라고 말해야 할지 뚜렷하게 모르는 것 처럼. 하여 이 영화는 타인과는 나눌 수 없는 나만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영화라고 생각된다.


P.S.
- 부디, 오늘 밤 칸에서 좋은 소식이 들려오길.
- 송강호는 전도연의, 그리고 이 영화의 충실하고 확실한 서포터이다. 허기에 그는 훌륭한 배우이다.
- 밀양... 비밀스러운 볕. 밀양이라는 도시이름이 이렇게 아름다운 줄 몰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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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5. 21. 0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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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순수 액션영화인 것이다. 토를 달지 말지어다.


영화는 매우 허무한 반전으로 끝을 낸다. 어쩌면 무모할만큼 허무하다. 그리고 원래 잘 생기지 않았었던 니콜라스 케이지는 그리 모범적이지 않을 수 있는 노화를 보여준다. -숀 코너리를 보아라. 얼마나 모범적인 노화의 길을 걸었는가- 그러나, 니콜라스 케이지는 매트릭스의 키아누 리브스처럼 유연하게 날아오는 총알을 피해내고 활기찬 추적씬을 연출해낸다. 그 모든 것은 그가 그의 2분 후를 볼 수 있기에 가능하다.
딱 2분이란다. 헌데, 그 시간은 그가 사랑하는 여인이 결부되면 몇 시간 후의 미래도 가늠이 가능해진다. 이쯤되면 스토리의 논리성은 생각할 필요도 없으며 기대해서도 안된다.

바로 여기서 이 영화의 관람 포인트를 발견해야 한다. 스토리의 짜임새나 영화를 통해 역시 善은 승리한다는 도식적인 교훈이라도 얻고자 하는 관객에게 이 영화는 별 볼일 없는 시간낭비가 될지도 모르겠다. 허나, 감독은 이 영화가 액션영화임을 강조하려는 듯 논리성은 과감히 버리고 박진감과 속도에 매진하였다. 스토리와 액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어설픈 도박보다는 액션 하나라도 확실히 잡으려했음은 이 영화의 미덕이고 그 덕에 90여분의 상영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었다. 게다 이 영화가 논리성 따위는 과감히 버렸다고 인정해준다면, 사실 결말의 허무함도 능히 아무렇지도 않게 견디어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우리나라 관객에 있어 작은 재미는 니콜라스 케이지의 한국인 아내인 엘리스 김덕에 케서방의 나름 한국에 대한 애정과 그의 아내의 카메오 등장을 발견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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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4. 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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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아버지를 위한 영화이다. 허기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왠지 아버지께 전화를 드리고 싶은 충동. 허나 그러하지 못했다. 어느새 나 역시 아버지와의 대화가 어색한 것이 되어버렸기에.

이 영화 속에서 아버지인 강인구(송강호)는 철저히 외면을 당한다. 그것이 본인이 원해서건 원치 않아서이건, 가족의 기대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이건 철저히 가족을 위한 행동을 하건, 아버지는 외면을 당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 마치 파이란의 결말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에서 그 페이소스는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그 페이소스는 연출에서 나오기보다는 송강호 개인의 힘에서 나오는 느낌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믿음직하고 오달수는 잦지 않은 등장 속에서도 송강호에 밀리지 않는 힘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를 내가 수긍의 범위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송강호 덕이지 않나 싶다. 중반부까지 조폭의 생활 속에 소시민적 아버지의 삶을 투영해내던 영화를 보며,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감독이 벌여놓은 이야기들을 감당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했는데 종반으로 접어들며 영화의 힘은 크레센도가 되지 못하고 디크레센도되는 모습을 보이고 만다. 그 덕에 아쉽게도 감독(한재림)의 전작인 '연애의 목적 '은 여전히 보고 싶지 않은 영화로 고착이 될 것같다.

결말로 흘러가는 흐름이 아쉽기는 하지만, 나의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었고 꽤 먼일일지라도 아버지로서의 나의 모습을 예견해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아버지' 그 이름은 참으로 위대하고도 초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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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창고2007. 3. 5.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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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시카고
. 이 영화를 보면서 든 첫 번째 생각은 그것이었다. 흑인음악의 주류화가 진행되었던 디트로이트시기가 배경이 된 이 영화는 이제는 흑인음악이 미국의 중심에 있음을, 그리고 현재의 Black Entertainment의 힘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러나 영화 속에서 디나(비욘세 놀즈)가 에피(제니퍼 허드슨)을 제치고 그룹의 리더가 되는 그 이유가 백인에게 먹히는 외모에 백인에게 거부감이 덜한 가벼운 목소리라는 것에서는 그들이 아직 백인사회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더 정확하게 그리고 과장되게 말한다면 흑인들을 전면에 모두 배치하여 볼만한 뮤지컬 영화를 만들었으나 흑인들의 감성이 풍부한 음악은 스크린 뒷전으로 밀려나고 가벼운 디스코풍 혹은 발라드가 스크린 전면을 장식하는 것은 파란 눈의 게이샤를 창조했던 헐리우드의 또 하나의 왜곡된 낭만은 아닐까 싶다. 영화초반 마틴 루터 킹의 연설 앨범을 내던 -드림걸스를 키워내는- 커티스 테일러(제이미 폭스)가 상업성만을 강조하여 백인의 입맛에 맞는 음악만을 강조하는 제작자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이 영화는 어차피 주류로 편입되고자 하는 흑인들의 정치적인 갈등은 다루기를 포기하겠노라고 친절하게 안내를 해주는 것이 아니었을까?

그러나, 복잡한 생각을 가지지 않는다면 이 영화는 괜찮은 뮤지컬 영화이다. 화려한 연예계로의 입문과 성공, 그 이면의 배신 그리고 화해로 얘기는 단선적으로 흘러가지만 한 편의 버라이어티 쇼를 보는 것과 같은 무대와 음악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제법 끌어들인다. 게다 비욘세, 제이미 폭스, 에디 머피 등 쟁쟁한 흑인 배우들이 보여주는 매력 또한 놓칠 수 없다. 레이의 환생을 보여주었던 제이미 폭스는 연예계의 성공이면의 모습을 묵묵하게 묘사해주고 있고, 내겐 떠벌이 코미디언으로 취급받아온 에디 머피의 숨겨진 가창력과 가벼운 듯 무게감있는 연기는 새로운 에디 머피를 발견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리고 비욘세. 잘록한 허리와 풍만한 가슴, 그리고 늘씬한 기럭지까지. 그녀는 역시 남자를 홀리는 몸을 갖고 있다. 특히 영화 속 드림걸스의 고별공연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몸매는 가히 환상적이다. 헌데, 그녀는 딱 거기까지였다. 이 영화로 그녀는 배우로서 헐리우드에 안착하기를 희망했을 것이라 예상하지만, 불행하게도 뚱뚱하고 이쁘지 않아 리더를 빼앗기고 퇴출을 당하는 에피 화이트 역을 맡은 제니퍼 허드슨에게 스폿라이트를 넘겨주었다.


제니퍼 허드슨. 미국의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아메리칸 아이돌 출신 정도로만 알고 있었으나, 이 영화 속에서의 그녀는 확실히 독보적이다. 비욘세에게 밀린 것은 몸매일 뿐, 연기와 가창력 모두 비욘세를 압도하고 나섰으며 에피가 그룹에서 쫓겨나며 홀로 무대에서 부르는 And I’m Telling You I’m Not Going 은 사실상 이 영화의 엔딩이었다. 이후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사족으로 느껴질만큼 느슨해지고 말지니, 제니퍼 허드슨. 그녀가 진정 드림걸이며 이 영화의 주인공인 것이다.

 

이야기를 즐기는 관객들에게 이 영화는 쇼쇼쇼와 같은 느낌을 줄 수 있겠지만, 볼거리 충만한 뮤지컬을 찾는 사람들에게는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Posted by yup!e
영화창고2007. 1. 28. 2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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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의 10부작 만화를 원작으로 만들었다는 것 이외에 내가 이 영화에 대해 가지고 간 정보는 없었다. 그러하기에 원작과 대비하여 영화가 얼마나 충실하게 원작의 느낌을 재현했는지는 나로선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리고 원작도 영화와 같이 조금은 산만한 구성을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두시간 정도로 압축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결과물이었는지도 나는 알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러나 나는 이 영화 속으로 이입이 되곤 했었다. 영화를 철저히 논리적으로 관망했다면 그럴 일이 없었을 것이다. 배우들의 연기는 젊음을 충분히 발산하고 있었지만, 청춘. 그 나이에 겪음직한 질풍노도스러운 문제들은 수면위로 고개를 살짝 내밀다, 역시 청춘. 그 나이에 빠질 수 없는 주제인 사랑에 가라앉아 버린 것이다. 하여, 개인적으로는 남자 주인공인 다케모토의 자아성장을 축으로 로맨스를 양념으로 가미했으면 어떠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그렇지만 초반의 지루함을 제외하면 흐뭇하게, 또 때로는 안타깝게 스크린을 주시할 수 있었다. 난 스크린 속의 청춘들이 부러웠던 것이었으며, 열렬하지 못했던 내 청춘이 부끄러웠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그들의 모습 하나하나에 내 청춘을 반추하며 그들 속으로 뛰어들 수 있었다.
세상을 향한 다케모토의 외침처럼. 역시, "청춘이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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