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9.10 회랑정 살인사건 1
  2. 2007.09.14 용의자 X의 헌신 2
책시렁2009. 9. 10. 00:08


싱거웠다. 굉장히 맛있어 보이는 과일이라고 생각하고 샀는데, 아직은 단물이 덜찬 물건을 씹은 느낌?

용의자 X의 헌신으로 처음 접했던 히가시노 게이고. 용의자 X의 헌신 이후 난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을 호시탐탐 노렸고, 네이버 등에서 검색되는 그에 대한 호평은 나의 기대치를 꽤나 키워두었었다.
그래도 왠지 추리소설은... 하는 건방진 허영심에 기대치만 높여두고 한동안 그의 작품을 접할 기회를 만들지 못하던 중에 게이고의 작품 중엔 가벼운 편이라는 평을 듣는 회랑정 살인사건을 읽게 되었다.

첫장을 넘기며, 그가 알차게 짜둔 구도에 역시 흥미진진함을 느끼고, 중반부에 이르러서는 내 나름의 추리를 세우곤 은근 그 결과가 맞기를 기대하게 했으며, 중후반부까지 유지했던, 10여분이 허락되는 짧은 출퇴근길 지하철에서의 독서행태는 마치 일일연속극을 보는 듯한, 그리하여 늘 내일을 궁금해하는 효과를 유발해주기까지 했다.

하여, 결국 결말부는 극강에 도달한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일요일 저녁시간을 할애하여 시원한 홈런을 기대하며 몰아치기 타법을 발휘했으나 결과는 빈타에 그치고 만.

생각보다 결말이 싱겁게, 아니 그보다는 중후반부까지 끌어온 힘을 생각하면 지나치게 조급하게 마무리한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으며, 결말에 이르러서의 주인공의 모습은 반전이라기보다는 어딘지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기대만큼 끝까지 잘 짜여진 구조를 유지하지는 못한 느낌이지만, 킬링타임용으로 소일할 책을 찾는 다면 이 책도 나쁘지는 않을 선택이라고 생각되며, 내게 있어 게이고에 충성을 다할 지에 대한 결정은 백야행으로 미루어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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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시렁2007. 9. 14.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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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동안 활자 공포증에 시달렸었다. 가볍다고 생각되는 가십지를 읽어도 도무지 글이 질서정연하게 눈에 들어오지 않는 난독증을 한동안, 아니 꽤 오랜 기간동안 겪어야 했다.

그럼에도 인문학에 대한 어설픈 강박관념으로 근래 선택한 '소피의 세계'와 '장정일의 공부'는 활자에 대한 나의 슬럼프를 더 깊게 해주었다.

좀처럼 치유되지 못하는 내 공포증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선택했던 책이 바로 이 책, '용의자 X의 헌신'이었다. 우선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에 대한 독자들의 충성도가 높았고, 초등학교 방학때면 습관적으로 읽던 추리소설에 대한 희미한 동경 때문이었다.

그리고 거의 하루만에 책을 완독하기는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마치 요미우리의 이승엽이 이런저런 슬럼프 속에 3연타석 홈런을 날렸던 기분이랄까?

철저한 수학 천재였던 이시가미의 한 여자에 대한 헌신(?)을 기반으로 전개되는 그의 트릭들 속에 그 답지 않은 어설픔을 발견하고 의심을 했으나, 의심을 했을지언정, 결말부에 이르러 그의 친구인 유가와에 의해 밝혀지는 진실 앞에 난 외마디 비명을 지를 수 밖에 없었다. '속았다!'
하지만, 이것은 유쾌한 충격이었다. 작가의 잘 짜여진 덫에 걸려 히가시노 게이고의 또 다른 작품을 바로 읽어보고 싶은 욕구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즐거운 발버둥이란 말인가.

한 가지 섭섭한 것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작품을 구매하고자 인터넷 교보문고를 갔더니,지금은 이 책을 무려 45%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_-;
Posted by yu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