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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24 판타스틱 자살소동 1
영화창고2007. 11. 2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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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단편을 엮은 옴니버스 영화. 세가지 에피소드 모두 자살소동을 다루고 있지만, 결코 죽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여 어쩌면 이 영화에서는 삶의 희망을 얘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박수영 감독의 <암흑속의 세 사람>에서 도서관에서 늦잠을 자 시험시간을 놓친 한 여고생(한여름)의 자살이후 학교에서는 양호선생(김가연)과 학생주임(박휘순), 그리고 학교에 불만을 가득 품은 학생(타블로)의 세사람간에 일종의 게임(?)이 시작되게 된다. 이 게임은 서로 죽고 죽이려는 게임이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을 말리고 죽어서는 안된다고 설득하는 사람은 여고생이며, 이 여고생에게 삶의 의지를 부여해준 것은 바로 이 세사람이었다. 기발한 상상이 유쾌했지만, 좀 더 개연적인 짜임새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었던 에피소드였다.

조창호 감독의 두 번째 에피소드 <날아라 닭>. 개인적으로 뭔가 있을 법한 이미지에 비해 매우 신임하지 못하는 배우, 김남진이 잠언적으로 이끄는 이야기이다. 권총 세발을 준비하고 자신의 목숨을 그것에 맡기고자 하지만, 일종의 정의사회 구현(?)에 대한 의지가 발현된 탓에 그를 이입했던 닭이 최후를 맞게 되는데...
근래 김남진의 행보를 보면 확실히 배우가 되고자 하는 열망은 느껴지지만, 어쩌면 이 영화의 백미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했던 김남진과 닭과의 '꼬꼬댁~ 꼭꼬'로 이어지는 대화장면에서 역시 김남진은 힘이 달린다는 느낌이다.

김성호 감독의 <해피버스데이>에서는 사랑과 관심에 목을 맨 할아버지 임춘봉(정재진)의 무관심으로 점철되었다고 생각한 생일. 그가 우연히 한 젊은이(강인형)를 만나면서 하루에 겪게되는 파란만장한 모험기이다. 임춘봉 할아버지의 귀여움이 돋보였던 에피소드, 허나 그 덕에 젊은이가 노출된 시간에 비하면 영화를 장식하는 소도구쯤으로 그 역할이 축소된 느낌이었다.

거대 영화시스템의 스토리라인과 패턴에 지쳐가는 내겐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영화였고, 어렵고 재미없기만 하다는 독립영화에 대한 선입견을 거둬줄 매개가 될 수 있을 영화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MBC 드라마넷이 안정적인 제작환경을 지원함으로써 향후 케이블 영화의 긍정적인 방향성을 제시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 까닭에 내년 초에는 케이블에서 방영해 줄 예정이라고 하니, 돈 들여 독립영화를 보기 꺼려지는 관객이라면 케이블을 통해서라도 다른 시각을 가지고 영화를 만드는 그들을 지원해 주시길.
Posted by yu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