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8.04 미안하다, 윤서야. 6
  2. 2009.04.14 아장아장 5
  3. 2009.01.05 참을 수 없는 낯설음의 가벼움? 8
LeeYs' Story2009. 8. 4. 15:00

며칠전 집에서 사용 중이던 노트북이 갑자기 부팅도 안되는 사태가 발생하였다. 이리저리 체크해보니 하드가 멍 때리는 문제는 아닌 것 같고, 윈도우 OS 문제다 싶어 설치 CD를 구하여 복구하던 중에 그만 그간 저장되어 있던 데이터를 아무 생각없이 날려먹는 어쩔씨구리한 만행을 저지르고 말았다.

그 덕에 그간 찍어두기만 하고 형한테 제대로 보내주지 못 했던 조카녀석의 어언 일년간의 기록은 바람과 함께 사라지어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겠지'라는 스칼렛 오하라양의 대사로도 회복할 수 없는 상처를 입고 말았다.

하여, 이제는 좀 더 데이터 백업체계에 신경을 쓰겠지만, 그래도 혹 모를 노파심에 앞으로 찍게될 조카사진은 이 곳에 종종 올릴까 한다. 물론 이 결심이 '작심삼일'의 압박에서 얼마나 자유로울 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선언하고 보련다. -사실 요즘에는 사진을 잘 찍어주지도 않는다.-;

어찌됐건, 윤서야~ 이 삼촌의 과오를 용서해주려무나 ''a


Posted by yup!e
LeeYs' Story2009. 4. 14. 00:18

지난 일요일 분당에 약속이 있어 간 길에 저녁이라도 먹을 겸 집에 들렀더니, 이젠 제법 제 힘으로 걸으려 한다. 물론 아직은 온전히 혼자 힘으로 걷는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앉아서 놀다가 지겨워 베란다라도 나가고 싶으면 주변에 낚이는 어른의 손가락을 슬며시 잡고선 한걸음 앞장서는 모습이 귀엽기도 하고 애들은 정말 하루가 다르게 크는구나 싶어 대견스럽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 덕에 현관에서 그간에는 보이지 않던 윤서의 신발까지 놓여 있는 것을 보니, 우리 가족이 확실히 한 명 늘었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감정이 불쑥 솟기도.

게다, 의사표현이 적극적이고 호불호가 확실해졌으며, 표현할 수 있는 단어도 늘었다. 한시간 좀 넘게 분당에 머문 동안 윤서가 내게 들려준 단어는 다음과 같다.
  • 엄~마
  • 아~빠!
  • 무~울(물)
  • 밥빠!(밥)
  • 까까
  • 껓(꽃)
    어머니께서 며칠전 데리고 나가 걸음마를 시키면서 꽃을 보여주셨더니, 베란다에 핀 난꽃을 보며 '껓'을 외치며 그리 좋아하더라고. 어째 내가 갔을 때 어렵사리 핀 난꽃이 덜렁 한송이만 남아 있더라니 요 녀석이 죄다 뜯어 놓았단다. 그나마 남은 한 송이도 나와 베란다에서 놀다... -_-a
  • 생~&@!
    이 단어, '생쥐'다. 집에 갔더니 <생쥐와 코끼리>라는 책이 있길래 읽어주다 윤서가 손가락으로 생쥐그림을 가리키길래 '생쥐'라고 일러줬더니 차마 '쥐'까지는 힘들었나 보다;

윤서가 늘 하얀 도화지처럼 순수하게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을 것만 같았던 자신만의 공간에 제 스스로 보고 듣고 깨우친 것을 그려두고, 또 엄마와 아빠를 비롯한 주변의 어른들이 얘기하는 것을 귀담아 적어두고 있었구나 하는 것에까지 생각이 미치니 아이가 현명하게 자기 중심을 굳건히 세울 수 있도록 훌륭한 조력자의 역할을 해줘야 겠다는 일종의 책임감이 생긴다.

그러고 보면 Greatest love of all의 가사는 언제 되씹어 봐도 좋은 가사이다.

I believe the children are our future
Teach them well
And let them lead the way
Show them all the beauty
They possess inside
Give them a sense of pride
Posted by yup!e
LeeYs' Story2009. 1. 5. 22:49

역시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지는 것은 자명한 이치인가 보다. 첫 탄생때 삼촌에게 까닭모를 복통을 느끼게 해줬던 녀석이었지만, 그리고 태어나서도 한동안은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았으나 나만 보면 방긋 웃어주어 꽤나 흐믓한 마음을 느끼게 해줬던 녀석이지었지만, 석달 반만의 만남은 녀석의 기억 속에서 내 존재는 희석되어 지워지기에 충분히 긴 기간이었던지 오랜만의 본가 나들이에서 이 녀석이 내게 보여준 얼굴은 울거나, 도대체 이 사람은 누굴까 하는 표정의 관망이거나.

조카... 윤서와의 관계를 통해, 친구 간에도 언젠가는 보겠지 하는 마음으로 심신이 조금 피곤하다 하여 보기를 차일피일 미루다 뜻하지 않게 소원해지는 관계가 생겼던 것에 대한 작은 반성을 하게 된다. 마침 새해이기도 하니 이 친구만은 꼭 때가 되었다고 부리나케 연락하지 않아도 늘 편하여 언제든 괜찮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소홀했던 놈들에게 안부전화라도 한 통화씩 넣어야 겠는 다짐을 한다.

역시, 아이는 어른의 스승이라는 것을 깨닫는다고....... 쓰고 있지만, 윤서와 나 사이의 문제는 결국 한 단어로 쉽게 축약된다. '낯가림' -_-;


Posted by yu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