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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4.08 우아한 세계
영화창고2007. 4. 8.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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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아버지를 위한 영화이다. 허기에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왠지 아버지께 전화를 드리고 싶은 충동. 허나 그러하지 못했다. 어느새 나 역시 아버지와의 대화가 어색한 것이 되어버렸기에.

이 영화 속에서 아버지인 강인구(송강호)는 철저히 외면을 당한다. 그것이 본인이 원해서건 원치 않아서이건, 가족의 기대에 반하는 행동을 해서이건 철저히 가족을 위한 행동을 하건, 아버지는 외면을 당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 마치 파이란의 결말을 오마주한 듯한 장면에서 그 페이소스는 절정에 이른다. 그리고 그 페이소스는 연출에서 나오기보다는 송강호 개인의 힘에서 나오는 느낌이다.
배우들의 연기가 믿음직하고 오달수는 잦지 않은 등장 속에서도 송강호에 밀리지 않는 힘을 보여주지만, 이 영화를 내가 수긍의 범위안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송강호 덕이지 않나 싶다. 중반부까지 조폭의 생활 속에 소시민적 아버지의 삶을 투영해내던 영화를 보며, 결말이 궁금하면서도 감독이 벌여놓은 이야기들을 감당을 못하는 것은 아닐까 했는데 종반으로 접어들며 영화의 힘은 크레센도가 되지 못하고 디크레센도되는 모습을 보이고 만다. 그 덕에 아쉽게도 감독(한재림)의 전작인 '연애의 목적 '은 여전히 보고 싶지 않은 영화로 고착이 될 것같다.

결말로 흘러가는 흐름이 아쉽기는 하지만, 나의 아버지를 생각할 수 있었고 꽤 먼일일지라도 아버지로서의 나의 모습을 예견해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내게 충분히 존재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아버지' 그 이름은 참으로 위대하고도 초라한 것이다.

Posted by yu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