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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08 오래된 정원 2
  2. 2007.01.06 Sophie Marceau 최근 2
  3. 2006.12.10 해바라기 4
  4. 2006.11.27 애정결핍이 두 남자에게 미치는 영향 2
  5. 2006.11.05 러브러브 프라하 2
  6. 2006.10.23 라디오스타 6
영화창고2007. 1. 8.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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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수 감독은 멜로와 시대의 역사 사이에서 확실하지 못한 줄타기를 한 느낌이다. 원작과는 달리 염정아와 지진희의 멜로에 확실히 비중을 주었으나, 멜로가 힘을 발휘할때 쯤이면 영화는 어느새 건대사태의 중심에서 시대고발성의 카메라 워크를 보여준다. 그리고 지진희는 17년간의 옥중생활로 존재를 알지 못했던 딸과의 만남으로 영화는 다시 멜로로 그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로야 시대의 小考를 할 수 있었던지라 나쁘지 않았던 시간을 보낼 수 있었으나, 어린 관객들에게는 이러한 흐름은 확실한 배신이였던 것 같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들린 소리는 '이게 뭐야' 였으니.
이런 면에서 이 영화는 멜로가 아니라, 80년대 청년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수줍게 계속 사랑을 얘기하고 있다. 광주항쟁을 거치며 군부독재를 반대하던 오현우(지진희)의 17년간 세상과의 단절중에 변하지 않은 것은 결국 한윤희(염정아)와의 사랑이었을 뿐이다. 17년전 그의 동지들은 결국 먹고 사는 문제로 세상과 타협하여 있었고, 무엇을 하건 아들 편이라며 부적을 건네주던 소박한 우리네 어머니였던 현우母는 잘 나가는 강남 복부인이 되어 있었다. 시대의 아픔을 잊고 경제적 풍요를 이뤄낸 우리 사회처럼 사람들은 그렇게 변해 있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윤희만은 시대의 아픔 속에 현우와의 아픈 사랑을 함께 묻어 죽는 순간까지도 그를 기억하고 있었고, 죽음으로서 그 사랑을 마무리하였으니 이 얼마나 애절한 러브 스토리겠는가.
어쩌면 이런 것이 임상수식 멜로일지는 모르겠지만, 앞서말한 바와 같이 감독의 줄타기는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못해 있다. 그리고, 현우와 딸의 만남으로 끝나는 결말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지만, 죽은 윤희의 환영이 거니는 속에서 현우와 딸이 나눈 악수는 마치 80년대와 2000년대의 화해를 보여주고자 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영화는 자연스러운 물타기를 하지 못 했을지 모르겠지만, 염정아. 그녀의 연기흐름은 어색함이 없다. 어릴 적 최진실을 대신하여 나왔던 청춘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에서의 첫 연기를 보며 그녀가 단순히 미스코리아 출신 연기자로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그녀의 연기는 이제 제법 맛이 깊다. 늦게 연기의 물이 오른 것이 아쉽기는 하나, 그렇기 때문에 그녀의 향후 연기행보에 더 관심이 가는 것도 사실이다. 더불어 '그때 그사람들'의 70년대를 거쳐 '오래된 정원'에서 80년대에 도달한 임상수감독은 앞으로 또 어떤 시대를 그리며 관객을 파고들지도 또 하나의 관심이다.

Posted by yup!e
영화창고/Player2007. 1. 6. 02:08

이제는 나이가 들어 주름도 지고, 살이 빠져 라붐에서의 통통하고 티없이 맑던 모습은 없습니다만, 험에도 소피 마르소는 여전히 제 로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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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깐느영화제 당시 첫 아이를 임신한 모습입니다.


요즘이야 여배우들이 임신을 하고 누드마저 찍는 것이 별반 어색하지 않은 일이 되었습니다만, 공식석상에 임신한 모습을 드러내기를 꺼리던 95년 당시, 깐느영화제에서 만삭의 배를 빨간드레스와 함께 공개했던 당당한 아름다움. 그리고 나이듦을 꺼리지 않고 사랑한다며 보톡스등을 통한 인위적인 아름다움을 거부하는 모습에서 어찌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간 별다른 소식이 없어 궁금하던 차였는데 2006년 12월 열린 유럽영화제에서 사회를 본 모양이더군요. 여전히 아름답습니다만, 역시 소피는 약간 살이 오른 모습이 이쁘군요. ^^;

최근 소피의 근황이 궁금하십니까?

음... 링크 페이지가 불안정하군요. --;

Posted by yup!e
영화창고2006. 12. 10.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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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색해 보여도 그들은 가족이다


김해숙씨, 그녀는 사람을 울릴 줄 아는 배우이다. 나는 그래서 그녀가 좋다. 그리고 그래서 나는 이 영화를 봤다.

사실, 이 영화의 시나리오는 그다지 탄탄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오태식(김래원)을 예전부터 좋아했을 것으로 짐작되는 박은혜는, 첫 등장이후 아무리 특별출연에 이름을 올렸다해도 그 후의 등장은 뜬금이 없다. 그리고 웃음의 장치로 등장시켰을, 오태식이 10년만의 출소 후 마음을 잡고 취직한 웰빙카센터의 사장은 거부감은 없으나 왠지 그러하기엔 진지하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두 시간의 러닝타임을 지루하게 하지 않는 힘이 있다. 그것이 바로 덕자씨(김해숙)와 오태식(김래원)의 힘이다. 김해숙씨의 연기는 일상이 베어 있는 듯 하여 그 맛이 담백하면서도 깊숙히 베어온다. 그러기에 더 슬프고. 김래원은 동년배 배우에게서 느끼지 못하는 깊이를 가지고 있는 배우라는 생각이다. 하지만, 연출 탓으로 김래원의 연기는 드라마보다는 액션씬에서 더 크게 튀어오른다.
감독은 쉽게 관객에게 영화의 결말을 강조하기 위해서 액션을 선택했겠지만, 덕자씨가 건네준 수첩에 출감 후 하고 싶었던 소소한 일상들을 하나씩 해나가며 삶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오태식을 소박하고 세밀하게 묘사했던 김래원의 힘을 생각하면, 그리고 잔잔한 드라마에서 격한 액션으로 이어지는 박자의 도식적임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이 영화는 쌀쌀해진 날씨에 몸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따뜻하게 하고 싶다면 볼만한 영화일 것이다. 이 영화는 가족의 힘을 믿는 영화이며, 가족이란 논리로 설명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엮일 수 있는 관계이니까.

Posted by yup!e
영화창고2006. 11. 27. 00:10


감독이 '오 해피데이', '그 놈은 멋있었다'의 조감독을 거쳐 온 사람인 줄 알았다면, 난 이 영화를 보지 않았을 것이다.
배우 백윤식과 봉태규를 믿고 본 영화였지만, 배우의 힘만으로 버티지 못하는 영화도 있는 법이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시작되는 인트로를 볼때만 해도 신선한 영화를 기대했지만, 이야기의 설득력이 없이 전개되는 엽기 코미디는 '오 해피데이'에서 보여준 그것의 이상도 이하도 아니였던 것 같은 느낌이다. 그나마 백윤식씨나 봉태규가 주는 연기의 무게감이 장나라보다는 나았기에 참을만 하다고 해야 할까.
게다 말레나의 모니카 벨루치를 겨냥했음이 분명한 이혜영의 등장은 그 포스가 한참 밀리니, 이혜영씨는 너무 큰 경쟁상대를 상대하지 않았나 싶다.

더 고약했던 것은 예고편에서 봤던 것들이 영화를 모두 표현해주고 있다는 것과, 신촌 그랜드씨네마의 불편했던 의자.
결국, 오늘 얻은 교훈은 썩 내키지 않는 극장에서 영화를 볼때는 아주 재미있는 영화를 봐야 하며 몰입할 수 없는 영화를 볼때는 극장이라도 좋아야 한다는 것.

Posted by yup!e
영화창고2006. 11. 5. 01:47


극장에서 체코 영화를 본 것은 이 영화가 처음이지 않았을까 싶다.
헐리웃의 선이 선명한 영상과는 달리 조금은 무딘듯한 영상이 되려 신선함을 주었으며, 주인공인 여자가 미용실에서 머리를 하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전개방식에서 감독이 이 영화를 위해 꽤나 노력했구나 싶은 흔적과 함께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낯선 배우들이기는 했지만 그들의 연기는 밋밋하지 않고 감칠맛 있게 살아 있어 처음 접한 체코 영화에 대한 긍정적인 호기심을 주기에 충분했다.

'어머니의 옛 애인이었던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딸. 그리고 그들의 진정한 사랑찾기'
우리네 정서에서는 심한 불륜으로 해석될 요약이련만, 영화는 이 얘기를 유쾌하게 즐길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엮여져 있다.

다만, 우리나라 관객들이 선호할 로맨틱 코미디로 포장하기 위한 불순한 의도가 느껴지도록 명명된 '러브러브 프라하'라는 우리나라식 제목은 이 영화의 최대 오류이지 않을까 한다.
체코어를 모르기는 하지만, 원제는 분명 그렇게 해석될 단어의 조합은 아니었다. 영어 원제는 From Subway From Love 더구만.
차라리 '사랑을 위한 그녀의 수다' 정도가 어떠하였을지...

Posted by yup!e
영화창고2006. 10. 23. 00:37

아날로그적 감성이 충만한 영화

이준익 감독은 이야기와 인물의 씨실과 날실을 세밀하게 엮을 줄 아는 능력이 있는 감독이다.
한물간 락가수 최곤의 희망 재발견 프로젝트라 할 수 있는 이 영화 속의 등장인물과 사건들은 현람함 없이 스크린을 물들이고 있다.
그 덕에 오랜만에 이질감없이 영화 속에 흡수되어 영화관을 메꾸어 있는 관객에서 벗어나, 최곤의 청취자가 되어 눈물 속의 웃음을 맛보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그간 시대를 이어온 대한민국의 대표배우로서 가끔은 지나친 책임감에 짓눌린 듯한 연기를 보인다고 생각되었던 안성기의 연기는 연륜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깔끔함을 보여주었고, 모순같지만 그간의 작품 속에서 무엇인지 모르게 튀어오르는 느낌을 주었던 박중훈은 그러한 그의 색을 희석시킴으로서 이미 투캅스로 호흡을 맞춘 바 있는 안성기와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어내었다.
사실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한 배우?는 노브레인이었다.
그저 영화의 흐름상 필연적으로 음악이 나와야 할 것이라 예상될지니... 영화를 보기전부터 이를 위한 소도구쯤으로 폄하했던 내 섣부른 착각에 보기 좋게 펀치를 날린.

혹자들은 낙관주의로 충만되어 있고, 20년간 묵묵히 최곤곁에서 야박한 연예계로 부터 그를 지켜주는 메니저 박민수에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말을 할 수도 있으련만.
그게 뭐 어떠하겠는가? 이 영화는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보는 영화인 것을.

Posted by yup!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