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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26 피아노의 숲 2
영화창고2009. 3. 26. 15:08

DVD를 살 때도 이 영화에 대해 내가 사전에 확보했던 정보는 그다지 없었다. 그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만든 영화라는 것 밖에는. 그러나, 원작에 대한 호평과 클래식이 소재가 된 만화라는 점은 내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었기에 주저없이 주문을 하였다.

원작을 보지 못 했기에 영화와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얼마나 되는지는 가늠할 길은 없으니 원작 대비 호불호는 내가 감히 언급할 사항은 아니고, 영화 자체로만 본다면 감성을 깨우기에 충분한 영화이다. 어찌보면 아이들의 눈 높이에 맞추어, 겸허한 모짜르트와 천재를 질투하지만 시기어린 음해는 하지 않는 순수한 살리에르의 만남이라고 할까?

유명한 피아니스트를 아버지로 둔, 그리하여 어렸을 때 부터 정통 피아노 교육을 받은 슈헤이는 잠시 전학간 학교에서 카이라는 소년을 만나게 된다. 카이는 잡초처럼 자란 소년이지만 피아노에 대한 천재적인 감성과 재능을 가지고 있으며, 그가 피아노를 치는 이유는 즐거워서이다. 그런 카이의 천부적 재능에서 슈헤이는 가슴이 울리는 감동과 동시에 묘한 질투심을 느끼게 된다. 그러나 어린아이답게 그 질투는 건강한 경쟁심으로 상변화되어 콩쿨에서 경합을 하게 되는데...

피아노를 매개로 두 아이의 건강한 경쟁을 풀어가는 이 영화는 롤러코스터식의 감정 기복은 없다. 그 흐름이 지극히 평이하며 일상적이기에 단선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위험을 어린아이라면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법한 판타지적 요소를 중간중간에 삽입함으로써 피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라면 내 귀가 정밀하지 못하고 노트북을 TV에 연결해서 보는 조악한 감상환경 탓이겠지만, 카이의 연주가 폐부를 찌를만큼 감동적인 울림으로 다가와야 할 장면에서 난 정작 별다른 영혼의 미동이 없었다는 것.  그러나, 때묻은 일상에서 벗어나 유년기의 정갈한 감성을 되살리기에는 전혀 아쉬움이 없는 영화였다.
Posted by yup!e